니콜라스 홀트와 그가 연기한 영화 속 캐릭터 눅스는 닮은 점이 거의 없다. 하지만 레이싱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라는 한 가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홀트는 지난 몇 년간 팀 페라리와 함께 레이싱 실력을 향상시켜왔고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코르소 필로타(Corso Pilota) 드라이빙 스쿨에 등록해 해당 과정을 수료했다. 홀트는 지난 7월 뉴욕 왓킨스 글렌(Watkins Glen, New York)에서 개최된 페라리 챌린지 레이스에 참가해 우승을 거머쥐며 레이싱 교육의 정점에 도달했다. 참고로, 왓킨스 글렌은 1948년 첫 번째 그랑프리를 개최한 이후 지금까지 레이싱 역사의 중요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왓킨스에는 처음 가봤어요. 정말 풍부한 레이싱 역사가 살아 숨쉬더군요. 저도 트랙에 갔었는데 굉장히 즐거웠답니다. 좋은 주말이었어요.” 홀트가 말했다.
하지만 홀트가 “단지 좋은 주말”이라고 한 것은 너무 겸손한 표현일지 모른다. 사실, 그는 1분 49.2초라는 매우 인상적인 랩 타임으로 포디움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홀트는 지난 몇 년간 페라리와 함께 드라이빙 경험을 쌓아왔다. 처음에는 코르소 필로타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현재는 공도용 296 GTB를 기반으로 한 레이싱카로 페라리 챌린지 시리즈에 참가하고 있다. 296 GTB와 달리 V6 트윈 터보 엔진에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제거했음에도 700마력(cv)의 강력한 출력을 발휘하는 레이스카다. 트랙 드라이빙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머신이라고 할 수 있다.
홀트 또한 레이싱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사람이다. 그는 페라리의 전문적인 인스트럭터가 자신의 페이스와 드라이빙 스킬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점차 빠른 속도로 주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챌린지 카를 타면서 제 실력이 점점 발전하고 있음을 느껴요. 또한 트랙에서 자동차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어떠한 조작이 필요한지 이해하는 자신감도 생겼죠.” 홀트가 말했다.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속 스펙터클한 사막 추격 시퀀스에 참여했던 홀트에게 영화와 현실 속 레이스의 차이점을 물었다. 그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매드 맥스>에서는 대부분의 장면을 스턴트 드라이버가 카메라에 걸리지 않도록 숨어서 대신 주행을 해주었어요. 저는 운전하는 척하며 대사에만 집중하고 연기했어요. 반면 페라리와 드라이빙 할 때는 제가 직접 운전대를 잡기 때문에 숨을 곳이 없죠. 이게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일이 잘못되면 다 제 탓인 것이죠.” 그가 웃으며 대답했다.
극심한 스트레스 및 불편한 환경에서 긴장을 풀기란 쉽지 않다. 홀트도 이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해당 상황에서 몸이 긴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기 때문에 저도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어요. 최악의 상황은 반응이나 조작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죠. 하지만 제가 레이싱을 좋아하는 이유는 경기가 잘 풀릴 때면 마치 명상하는 듯한 상태에 들어간다는 점이에요. 자동차를 조작하고 그에 따른 출력이 발휘되는 그 현재의 상황에 매우 집중해야 하죠. 왓킨스에서 기록한 최고 속도는 시속 170마일이었던 것 같아요. 가끔씩 ‘내가 여기 있어야 하는 걸까?’ 혹은 ‘이걸 해야 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모두가 방해되는 생각은 피하고 싶을 겁니다. 분명 좋지 않은 생각이기 때문이죠.”
다행히도 홀트는 지난 7월의 주말 레이스에서는 잡념들을 비워냈던 것으로 보인다. 첫 우승의 기쁨은 대단했을 것이다. 홀트는 이에 대해 “그렇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처음으로 포디움에 올라 샴페인을 뿌릴 수 있었는데 정말이지 엉망이었어요. 사진을 보고 나서야 ‘병 입구를 제대로 막지 못했네. 샴페인을 뿌리지 못하고 있잖아’라고 생각했어요. 형편없는 샴페인 세레모니였죠.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포디움에 오를 수 있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