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만(Michael Mann)이 엔초 페라리를 기리는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그는 복잡한 촬영 과정과 디렉팅이라는 업무 이외에 또다른 과제에 직면했다. 1957년에 제작된 차량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구현해야 했던 것이다. 완성된 영화를 본 사람들은 영화 속 자동차가 진짜 페라리라고 생각하며 감탄했다. 그러나 영화 속 차량들은 촬영이 끝난 직후 폐기될 것이라는 게 제작 극 초반에 이미 알려졌고, 그 과정은 본 콘텐츠에 공개된 독점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페라리 브랜드가 늘 마이클 만처럼 칭찬받을 만한 혹은 예술적 목표를 위해 모방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이득 혹은 단순한 악명을 떨치기 위해서 불법적으로 브랜드를 모방하거나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
결과적으로 브랜드 관리는 마라넬로에서 매일 벌이는 전투와도 같다. 우선 이 업무는 회사의 법무부서에서 진행한다. "페라리는 럭셔리, 혁신, 이탈리아다움을 상징합니다"라고 페라리의 법률 고문 카를로 다네오(Carlo Daneo)는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어떤 권리도 없이 브랜드를 악용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티셔츠나 모자와 같은 가짜 액세서리 말고도 기발하게 가짜 페라리 자동차를 만들어 아주 비싼 가격으로 파는 사람들도 있죠.”
"위조범들의 수법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습니다"라고 다네오는 설명한다. "진짜 페라리 섀시를 사용해, 그 위에 더 가치가 높은 모델의 차체를 카피해 만드는 사람들도 있죠. 몇몇 차는 너무 잘 만들어져서 경매에 나오기도 합니다. 저희의 임무는 경매장에 그 사실을 알려 해당 차량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입니다. 목표는 항상 같습니다.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모든 위조품이 폐기되길 원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능한 한 상대방과 합의하고 법적 소송까지는 진행하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가짜 페라리 소유자가 페라리를 폐기할 의사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많은 금액을 들여 구매한 경우가 그렇다. "이런 경우,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구매자가 앞으로 닥치게 될 법적 결과를 이해시키는 것이 저희의 일입니다”라고 다네오는 설명한다.
위조 차량뿐만 아니라 개인이 개조한 차량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개조된 차는 공식 행사에 절대 참가할 수 없습니다. 개조로 인해 차량의 기술적 측면이 손상된 경우 관련 보증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극단적으로 공도용 인증 기준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짜 차량뿐만 아니다. 페라리와 전혀 관련이 없는 물건임에도, 그 물건에 페라리 배지를 부착하는 것만으로 구매자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페라리 심볼이 냉장고에서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
가장 자주 위조되는 물건은 평범하고 저렴한 것들이다. 페라리 패션 컬렉션은 초 럭셔리 분야에 속하기 때문에 위조범들이 만들기 어렵지만, 액세서리, 모자, 선글라스, 가짜 포뮬러1 티셔츠 등의 상품은 많이 위조되어 판매되는 품목들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페라리는 작년 위조 방지 보상 프로젝트(Anti-Counterfeiting Reward Project)를 설립했다. 지적 재산권 수석 법률 고문인 파올로 로렌지(Paolo Lorenzi)는 이 프로젝트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위조 사례에 대한 신고를 장려하기 위한 것입니다. 위조 방지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고할 수 있습니다.”
이제 위조 방지 보상 프로젝트에 등록하면 누구나 위조품으로 의심되는 물건을 신고할 수 있다. "자체 검사를 통해 위조품으로 확인되면 위조품 퇴치에 도움을 주신 분에게 공식적인 감사 인사를 드리며, 페라리 굿즈를 선물로 드립니다”라고 로렌지는 설명했다. “매일 들어오는 신고를 검증하는 일이 주요 임무입니다. 하지만 직원부터 팬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 중대한 싸움에 마음을 더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