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위한 청사진

LM은 르망(Le Mans)의 약자인데, 적어도 엔초 페라리만큼은  베를리네타의 미래를 250 LM에서 찾으려 했다. 1960년대 중반까지 페라리 250 GTO가 그룹 3 그랜드 투어링 카(Grand Touring Car)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250 LM이 그 뒤를 이을 후속모델이 되리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었다. 

대형 V12프론트 엔진에 최고 속도 280km/h를 내는 페라리 250 GTO는 1962년에 출시되었다.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와 타르가 플로리오(Targa Florio), 르망(Le Mans),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 1000km 내구 레이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강력한 내구력을 자랑하는 모델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 모델들이 점차 250 GTO를 추격해오자, 엔초 페라리는 250 GTO의 뒤를 이을 더 빠르고 가벼운 모델로 1962년에 250 LM을 출시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국제자동차연맹(FIA)은 250 LM을 GT 차량으로 인증해 주지 않았고(그룹 3 클래스 자격은 자동차 양산 대수 기준 100대 이상인 경우에만 부여됨) 어쩔 수 없이250 LM은 프로토타입 카테고리로 경주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다.

250 LM은 본질적으로 250 P의 베를리네타 버전으로 1963년형 프로토타입은 세브링(Sebring), 르망, 뉘르부르크링에서 우승하면서 스포츠카 프로토타입 월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50 LM은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는 4리터 V12 330P 및 275 P와 같이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진 맞춤형(PB) 페라리 프로토타입과 겨뤄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구 레이스 이상의 경기력을 빠르게 입증해 나갔다. 

물론 쟁쟁한 모델들 사이에서 평가받는 것은 그리 중요치 않다. 250 LM은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고, 1964년에는 랭스12시(Reims 12 hours)와 캬라미 9시간(Kyalami 9 hours)을 포함해 길고 까다로운 다양한 서킷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250 LM은 내구 레이스의 두 가지 필수 요건인 속도와 신뢰성을 스스로 증명했다. 1년 후인 1965년 르망 24시에는 개인출전자(Privateer) 소유의 페라리 250 LM 다섯여대가 경주에 참여했다. 본 레이스에서 북미 레이싱 팀의 마스텐 그레고리(Masten Gregory)와 요헨 린트(Jochen Rindt)가 몬 250 LM이 348랩을 거뜬히 소화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며 개인출전자 피에르 뒤메이(Pierre Dumay)의 250 LM이 근소한 차로 그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