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우승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페라리의 6기통 엔진 - 그 엔진을 장착한 첫 로드카는 기록적인 파워와 최첨단 하이브리드 기술을 자랑한다. 페라리 296 GTB를 통해 자동차의 미래를 함께 그려본다.
또한, 122kW(167cv)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기모터 MGU-K(Motor Generator Unit, Kinetic)와 결합되어, 총 830마력의 출력을 낸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파워트레인 설계 및 개발 책임자인 비토리오 디니(Vittorio Dini)에게 V6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적용한 이유를 묻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V8에 비해 V6은 효율성이 높을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콤팩트하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자동차의 역동성을 전혀 훼손하지 않으면서 전기 모터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괴물 하이브리드 엔진이 이렇게 놀라운 출력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60도나 90도 같이 기존의 좁은 뱅크각이 아닌 실린더 레이아웃 'V'형의 120도라는 넓은 뱅크각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디니에 따르면 다소 넓은 120도 뱅크각으로 인해 엔진이 콤팩트하게 유지되고, 'V'자형 중간에 설치된 터보차저는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뱅크각 120도 레이아웃에 내재된 압력 상승 문제를 극복해야만 했습니다. 검증된 첨단 연소실 기술은 SF90 스트라달레의 V8엔진에서 그대로 가져왔지만, V6는 출력과 그에 따른 내부 압력이 V8보다 더 높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속 합금 분야에서 페라리가 보유한 전문성을 활용해 알루미늄으로 완전히 새로운 엔진 블록과 실린더 헤드를 제작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296 GTB 엔진의 뿌리는 순수한 레이싱에 있다. 1982년 126 C2 에는 터보차저 V6이 장착되었고, 그 해 페라리 컨스트럭터 타이틀을 획득하였다.
디니는 소형화와 경량화 역시 V6 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엔진은 V8대비 50mm 짧아지고, 무게는 20kg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엔진의 무게가 훨씬 줄어들면서 차체의 무게 중심도 상당히 낮출 수 있었습니다.”
페라리 296 GTB 엔진에는 V8보다 좀 더 큰 터보 차저가 사용됐는데, 120도 뱅크각의 레이아웃 덕분에 'V'자형 중간에 터보 차저를 설치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페라리 로드카에서 이런 식으로 터보를 중앙에 장착한 것은 처음이었다. 또한, IHI와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터보는 콤프레셔 휠 직경과 터보 로터를 줄이고 고성능 합금 소재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터보의 최대 회전수를 18만 rpm까지 증가시킴으로써 성능과 효율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또 다른 긍정적인 점은 배기 가스가 터보 차저에서 나와 직진으로 분사된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배압이 큰 폭으로 줄면서 성능이 개선됐고 차량의 사운드 트랙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순수한 V6 유산: 디노 156 F2 (1957), 126 CK (1981), 246 P (1960) 및 156 F1 (1961).
개발 과정에서 이 엔진이 '피콜로 V12'(작은 V12)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면 V6의 엔진음과 성능을 대략적으로나마 추측할 수 있다. 디니는 엔진의 사운드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아주 매력적인 사운드입니다. 복부 쪽을 울리는 사운드를 통해 그 성능을 짐작할 수 있는데, 흡입된 공기가 인젝터를 거쳐 연소되고 배기가스가 되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와도 같습니다.”
페라리 296 GTB에 장착된 새로운 파워트레인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디니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상당히 콤팩트하고 가벼우며 무게 중심도 낮아 자동차의 전반적인 성능이 개선되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전 터보차저 엔진에서 얻은 교훈을 V6 하이브리드 엔진에 변경하여 적용한 팀원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V6 하이브리드 엔진은 성능, 출력, 사운드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