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간, 페라리는 오픈 톱 드라이빙이라는 콘셉트를 점점 더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다.
이탈리아어 알파벳엔 'y'가 없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명명법은 차량 자체보다 훨씬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어원은 ‘스파이더 4륜 쌍두마차(spider phaeton)’다. 이 마차 형태의 운송수단은 장거리 여행보다는 스포츠 혹은 쇼 액티비티 용으로 가벼워졌고 기본적인 보호기능만 제공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마차의 막대기처럼 가느다란 휠이 '거미’처럼 보인다는 데 주목했다.
166 인터는 개폐식 지붕이 있는 최초의 페라리 로드카였다.
이 콘셉트는 계속 이어져오면서 발전을 거듭했고 자동차는 더욱 혁신적이고 관능미가 더해졌다. 페라리의 첫 번째 차인 125 S는 레이싱 바르케타(‘작은 보트’라는 뜻)로, 1949년 루이지 치네티가 출전해 우승한 첫 르망 24시의 레이싱카, 166MM에서 이름과 형태를 따왔다.
40년대가 끝나기 전 스타빌리멘티 파리나(Stabilimenti Farina)가 디자인한 페라리의 첫 번째 공도용 GT 카, 166인터(Inter)는 스파이더 버전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1951년 모데나와 토리노 중간 지점에서 이뤄졌던 그 유명한 만남 이후, 엔초 페라리는 토리노에 본사를 둔 카로체리아(carrozzerie)에 페라리 차량을 '스타일링'할 수 있는 독점권을 부여했다.
자동차 역사상 가장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협업이 될 운명의 첫번째 차량은 212 인터 카브리올레(Inter Cabriolet)였다.
페라리의 75년 오픈-톱 드라이빙을 감상할 수 있다.
따뜻하고 풍요로운 날씨를 좋아하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많은 스파이더 차량들이 탄생했다. 몇몇은 페라리 기준에 살짝 못 미치기도 했다. 400슈퍼아메리카, 410 슈퍼아메리카 모델은 250 PF 카브리올레처럼 좀 더 점잖은 형태를 띄었다.
페라리의 가장 유명한 스파이더는 아마 250 GT 캘리포니아일 것이다. 엔초 페라리의 측근이자 미국인인 루이지 치네티(Luigi Chinetti) 그리고 웨스트코스트 수입업자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이 좀더 노골적으로 스포티한 차량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영감을 받은 차량이다. 두 가지 버전이 있었는데, 투르 드 프랑스를 베이스로 긴 휠베이스가 특징인 모델, 그리고 1960년대 250 GT 파소 코르토를 본 딴 좀 더 짧은 형태의 모델이 있다.
1977 년 308 GTS에서는 1972 년 디노 246 GTS에서 처음 도입한 탈착식 루프 패널을 도입했다.
60년대 말엔 이름에 'y'가 들어간, 영광스러운 365 GTS/4 ‘데이토나’ 스파이더(Spyder)가 등장했다. 차체는 피닌파리나의 레오나르도 피오라반트(Leonardo Fioravant)의 작품이다. 페라리와 스칼리에티(Scaglietti)의 제작자들은 획기적인 형태를 바꾸는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루프를 제거함으로써 약화된, 구조적인 차체 강성을 보강하기 위해서 여러 개의 새로운 차체 패널과 윈드스크린 프레임, 트렁크 리드, 그리고 강화된 섀시를 적용했다.
한편 페라리의 혁신적 감각은 더욱 확장되어, 1972년 디노 246 GTS에 탈착식 루프 패널을 도입하는데 이르렀다. 미드 엔진 구성이라는 제한 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전달하는 참신한 방법이었다. 엔진 프레임의 전면과 측면을 따라 섀시가 강화되었고, 롤 후프를 보강했다.
812 GTS는 최대 45 km/h로 루프를 펼칠 수 있다.
후속 모델은 더욱 영리해졌다. 360 모데나 스파이더는 올 알루미늄 차체를 가진 페라리 최초의 GT 차량으로, 피닌파리나의 디자인은 더욱 새로워졌고 모더니즘적 미학으로 기울었다. 판금과 패널이 맞물리는 복잡한 기계적 조화 속에서 루프는 20초 안에 접혀 사라졌다. 운전석 뒤에 있는 두 개의 롤 후프는 안전에 주안점을 두었고, 차량 후면의 형태를 정의하는 역할을 했다. 그 후 미니멀리스트인 550 바르케타와 575 슈퍼아메리카가 등장했다. 이 모델은 기발한 '레보크로믹(Revochromic)' 루프를 사용했는데, 피닌파리나의 전 디자인 책임자인 레오나르도 피오라반티가 특허를 받고, 이탈리아 유리 전문가인 세인트 고베인(Saint Gobain)과 공동 개발한 것이다. 루프는 트렁크와 평평하게 놓이는 단일 축에서180도 회전한다. 페라리는 더 나아가 운전자가 중앙 콘솔의 다이얼을 조절하면 1평방미터의 유리 패널을 5가지 다른 각도에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터보 레그 제로와 더불어 14초 이내로 닫거나 열 수 있는 접이식 하드톱은 페라리 F8 스파이더의 특징이다.
2008년엔 더욱 영리해졌다. 캘리포니아의 루프는 3피스가 아닌 2피스 방식을 채용했다. 트렁크 패널 아래로 사라지기 전 두 개의 루프 피스가 겹치는 방식이었다. 이것은 포르토피노(Portofino)에 다시 한번 최적화된 진정한 공학적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단언컨대, 루프가 마법처럼 사라지는 것을 보기 전까진 누구나 고정식 쿠페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스파이더는 현재 F8 트리뷰토의 겉모습을 가진 모델에 이어 곧 296 GTS가 새롭게 출시된다. 2010년 599 SA 아페르타(80대), 2014년 관능적인F60 아메리카(10대), 같은 해 나온 세르지오(단 6대)처럼 한정 생산된 차량과 그 밖의 원-오프 차량도 주목해야 한다. F50의 계보를 이어 궁극의 감각과 초고성능을 특징으로 하는 라 페라리 아페르타와 SF90 스파이더 버전은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오픈-톱 모델이다. 그리고 루프에 대한 상식을 완전히 없앤 몬자 SP1/SP2도 잊어서는 안 된다.